생명체
뼈까지 파고드는
📜 개척자의 기록 — 변이되지 않은 것
특이한 것들을 보았다. 미약하지만 남아있는 인간의 형체. 인류의 기술. 저항의 흔적.
그들의 눈동자에선, 푸른 빛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 같았다. 그 빛은 점멸을 반복했다. 어쩌면, 환각일지도 모른다.
가까이 다가갔을 때의 그들은, 놀랍게도. 허리를 숙였다. 그것은 몸에 각인된 존중이었다. 나 역시 존중을 담아 허리를 숙였다. 서로에 대한 존중을 끝마친 후, 그것들은 공격했다. 나는 애도를 담아, 그들을 베었다. 또한 허리를 숙였다. 드롭 아이템: 유영의 물길 (33%), 너머의 혹한 (33%)

📜 개척자의 기록 — 커널린
나는 커널의 얼음 골짜기에서 그들을 보았다. 발버둥 치다 끝내 얼어 죽은 이름 없는 자들, 그러나 죽음으로 끝나지 못한 자들.
그들의 육신과 한은 차원의 저주에 물들어 다시 일어섰다. 사람들은 그들을 커널린이라 불렀다.
그 모습은 인간에서 비롯되었으나, 이미 인간이라 부를 수 없었다. 얼음에 뒤덮인 피부, 공허하게 텅 빈 눈빛, 그리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을 향한 끝없는 굶주림. 나는 이해했다. 커널에서 죽은 자들의 대부분은 결국 시간이 지나면 커널린으로 변한다는 말을. 차원 자체가 죽음을 회수하여, 괴물로 다시 토해내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눈보라 너머에서 나는 더 거대한 그림자를 보았다. 워든을 연상시키는 괴수, 커널든. 그리고 무리를 지배하는 군주, 커널린 퀸.
커널은 단순한 설원이 아니었다. 이곳은 죽음과 재생이 끝없이 맞물려 흐르는, 불길한 장례의 땅이었다.

📜 개척자의 기록 — 커널든
나는 설원의 깊은 골짜기에서 거대한 그림자를 마주했다. 그것은 분명 인간의 형상을 하고 있었으나, 결코 인간이라 할 수 없는 괴물이었다. 사람들은 그 존재를 커널든이라 불렀다.
커널든은 보통의 커널린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덩치는 몇 배나 거대했고, 움직임은 느린 듯 보였지만 그 힘은 눈보라조차 멈추게 할 만큼 압도적이었다. 그는 상대를 두 손으로 움켜쥐어 뼈가 으스러질 때까지 짓눌렀고, 거대한 팔을 휘둘러 땅과 함께 적을 내리찍었다. 그것은 단순한 공격이 아니었다. 공포를 각인시키는 행위였다.
나는 그의 발걸음을 따라오는 무리를 보았다. 커널린들이 그의 뒤를 따랐고, 마치 거대한 짐승의 그림자 속에 숨어드는 작은 짐승들 같았다. 그러나 의문은 남는다. 이 거인이 무리를 지배하는 것인가, 아니면 단지 파괴의 상징일 뿐인가? 일부는 말한다. 진정한 권력은 커널린 퀸에게 있다고.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다.
커널든의 발자취가 새겨진 자리에는, 언제나 무리가 뒤따른다.

📜 개척자의 기록 — 커널린 퀸
나는 얼음 골짜기의 심연에서 그녀를 보았다. 커널린 무리의 중심에 서 있던 존재, 사람들은 그녀를 커널린 퀸이라 불렀다.
기록에 따르면, 드물게 여성 인간형이 커널린으로 변할 때 극히 낮은 확률로 퀸이 태어난다고 한다. 그렇기에 그녀는 단순한 변이체가 아니라, 커널이 직접 선택한 매개자일지도 모른다.
그녀의 힘은 무시무시했다. 차가운 숨결이 응축되더니, 눈부신 빛줄기로 쏟아져 나왔다. 그것은 레이저 빔이었다. 얼음의 폭발적인 파동이 번져 나가자, 맞은 대상은 단숨에 얼어붙고 곧 산산이 부서졌다. 나는 멀리서 그 장면을 보며, 살아 돌아온 자의 기록이 왜 손에 꼽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녀가 무리를 실제로 이끄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압도적인 힘으로 굴복시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녀 앞에서 커널린들은 고개를 숙였고, 눈보라는 마치 그녀의 명령에 따라 춤추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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