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무엇도 신성할 수 없는
📜 개척자의 기록 — 렐름 키퍼
“그는 평화를 위해 방주를 열었으나, 전쟁의 불길은 끝내 그를 광기로 잠식시켰다.”
새더는 본래 가장 평화로운 차원이었노라 한다. 평화를 추구하던 신과 그 아래의 관리자,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생명체들이 모여 살던 낙원. 그러나 차원 전쟁의 불길은 그 낙원마저 삼켜버렸다.
나는 오래된 전승 속 이름을 들었다. 렐름 키퍼. 새더의 관리자였던 그는 무고한 이들을 지키고자 ‘방주’라 불리는 차원문을 열어 난민들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그리고 긴 세월 끝에, 전쟁은 막을 내렸다. 하지만 그와 동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그 끝을 아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평화를 지켜낸 자들이라면 누구보다 안식과 휴식을 누릴 자격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전쟁의 상흔은 그들의 정신을 파괴했다. 광기에 잠식된 그들은 결국 자신이 지켜온 낙원조차 배신하며, 새더에 발을 들이는 모든 생명체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하는 괴물이 되어버렸다.
나는 방주의 거대한 문 앞에 섰다. 닫힌 채, 수천 년의 세월을 묵묵히 견디고 있었다.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는 듯, 그러나 결코 열리지 않는 문.
이제, 방주는 감옥이다. 때때로 흐느낌과 비명이 쏟아져 나오는 처형장이다. 하지만, 안에는 아무것도 없다. 대신 그곳에는, 짙은 우울의 향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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