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물
빛의 근원을 잃어버린
마을은 기묘한 균형 위에 서 있었다. 평화를 추구하는 주민들이 웃음과 교역으로 하루를 이어가고 있었으나, 그 옆에는 파괴적인 폭도들까지 함께 살아가고 있었다. 둘은 서로를 경계하면서도, 이상하리만치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곳의 교역은 독특했다. 금이나 보석이 아니라, 오직 경험치 병만이 통용되는 화폐였다. 모아온 경험을 대가로 내어주면, 희귀한 물건들이 거래되었다. 오래된 마법서, 빛나는 도구, 그리고 해더에서만 구할 수 있는 기묘한 유물들.
그러나 거래에는 한계가 있었다. 정해진 횟수가 다하면 더는 손을 뻗을 수 없었고,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는 없었다.

📜 개척자의 기록 — 램피온 타워
어둠 깃든 해더의 대지 위에 홀로 솟아 있는 탑, 사람들은 그것을 램피온 타워라 불렀다. 오버월드 출신의 한 마녀가 이곳으로 옮겨와 세운 탑이라 전해진다.
나는 내부를 탐험하며 마법 연구의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했다. 선반 위에 놓인 병들, 말라붙은 약초와 알 수 없는 가루, 그리고 수십 개의 양피지에 적힌 비밀스러운 주문들. 마치 연구가 한순간 끊겨 버린 듯, 모든 것은 그대로 멈춰 있었다.
탑을 오르며 더 깊은 방으로 들어서자, 각종 재료가 정갈히 보관되어 있었다. 작은 상자 속에는 열매와 거미줄이 가득했고, 선반에는 인챈트 병들이 줄지어 빛나고 있었다. 정상에 도달했을 때, 나는 숨을 죽였다. 그곳에는 때로는 희귀한 물건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그러나 그 풍경은 경이로움과 동시에 불안을 안겨주었다. 탑의 주인인 마녀가 사라진 지금도, 마치 누군가 여전히 이곳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 듯한 기묘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 개척자의 기록 — 달빛 분수대
나는 어둠 속에서 은은히 빛나는 곳을 발견했다. 달빛이 그대로 내려앉은 듯한 푸른 빛의 분수대, 사람들은 그것을 달빛 분수대라 불렀다.
그러나 그곳에 다가서는 것은 쉽지 않았다. 푸른빛을 띠는 특수한 셜커가 그 주변을 지키고 있었고, 그들의 껍질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묘한 광채는 단순한 경계심 이상의 힘을 보여주었다.
분수대 안에는 귀한 재물이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소문만큼이나 분수대는 주민들에게 신성한 장소로 여겨졌고, 감히 함부로 드나드는 이는 거의 없었다.
나는 물 위로 반사된 달빛을 보며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 빛은 신성했지만, 동시에 유혹처럼 느껴졌다. “이 분수대는 축복일까, 아니면 저주일까?”

📜 개척자의 기록 — 해더 극장
나는 어둠에 잠긴 해더의 한 구석에서 오래된 건축물을 발견했다. 왕국의 전성기에 지어졌다는 고대 극장, 지금은 몰락의 잔해 속에서도 여전히 그 형태를 간직하고 있었다.
낡은 문 사이로 들어서자, 무너져 내린 객석과 무대가 보였다. 왕과 귀족이 즐기던 연극과 노래가 울려 퍼졌던 자리였으리라. 그러나 지금은 고요만이 감돌았다.
흥미로운 것은, 이곳이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점이었다. 주민들은 이 극장을 거래소 삼아 모여들었고, 염료와 가죽으로 만든 물품들이 오갔다. 화려했던 무대 위에는 이제 색 바랜 염료과 간소한 가죽 장식품이 쌓여 있었다.
안쪽 깊은 곳을 살피자, 왕국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부서진 의자, 오래된 현수막, 그리고 먼지 쌓인 상자 속의 물자들. 그것들은 마치 시간이 멈춘 채, 과거의 영광을 증언하고 있었다.
나는 무너진 무대 위에서 잠시 눈을 감았다. “한때 웃음과 노래가 울려 퍼졌던 이곳에, 이제는 거래와 침묵만이 남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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